염소산업, 약용에서 육용 전환 가속화...'염소 사양표준 제정' 시급
염소산업, 약용에서 육용 전환 가속화...'염소 사양표준 제정' 시급
  • 장희원 기자
  • 승인 2020.11.02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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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고기, 항산화 활성 효과 탁월...높은 생산비와 사양관리 시스템 부재 '숙제'
조사료산업 가장 큰 이슈 ‘기후변화 대응’...자가 생산 천연 발효사료 개발·보급 필요
문상호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의료생명대학 바이오융합과학부 교수
문상호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의료생명대학 바이오융합과학부 교수

[램인터내셔널=장희원 기자] “국내 염소산업은 지금까지 약용에만 치우쳐 성장해 온 탓에 다른 가축들처럼 체계적인 사양관리를 통한 용도별 규격에 맞는 고기를 생산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염소고기에 대한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육용으로서도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 만큼 하루빨리 표준화된 사양관리 체계를 도입해 높은 생산성을 통한 양질의 공급이 이뤄져야 합니다.”

최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염소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소득원을 찾고 있는 축산농가에서도 염소 사육두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향후 성장세가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축산업 시장 규모에서 염소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으로 염소 개량, 종축 공급 등 관련 산업에 대한 연구와 투자, 제도적 지원 등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문상호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의료생명대학 바이오융합과학부 교수는 국내 염소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로 ‘염소 사양표준 제정’ 방안을 제안했다. 농가마다 사양관리 방식이 다르고, 각 농장주만의 경험과 환경으로 염소고기를 생산하다 보니 고기의 품질이나 규격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것. 현재 문 교수 연구팀은 염소 사양표준 제정을 위한 기초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다.

문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 염소산업은 관행적인 수준에 머무른 채 사양관리를 해오고 있어 생산비가 많이 들고 여러 가지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취약한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며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국내 실정에 맞는 염소 전용 사양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최적의 사료 급여량, 영양소 요구량 등 관련 연구과제를 진행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농촌진흥청
염소 사육은 체계적인 사양관리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이다.

 

◆염소고기, 항산화 활성 효과 탁월...높은 생산비와 사양관리 시스템의 부재는 숙제

염소고기의 육용 가치는 최근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건강식품으로서 여타 축종과 비교해 밀리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교수는 지난 2018년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염소고기의 항산화 효과가 양고기의 10배 이상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문 교수 연구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염소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지방함량이 적고 비타민 함량이 높아 항산화 활성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 교수는 “염소고기는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의 비율이 인간에게 가장 이상적인 1:4 또는 1:5 정도로 건강육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비만이나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좋은 고기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염소는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특성에 부합하는 사육조건을 지니고 있으며, 초식동물 가운데 조사료의 이용성이 가장 우수한 가축으로 알려져 농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7월 충남, 전북, 전남 등 지역 3곳의 지방자치단체 축산연구기관에 재래 흑염소 30마리를 무상으로 분양하면서 흑염소 생산 기반을 조성해 농가 소득을 높이는 방식으로 산업적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반 농가에서는 생산성 측면에서 염소 사육에 관한 노하우가 부족해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못해 생산비가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국내에서 염소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해외에서 수입되는 염소고기 물량도 급증하는 추세로 한해 수입금액이 1000억 원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다.

문 교수는 “국내 염소 농가는 생산비가 높은 사육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약용으로 판매하지 않으면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산 염소고기 가격이 수입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고 있어 식당이나 일반 염소고기 소비처에서 국산이 아닌 수입산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일부 소비자들은 염소고기 특유의 강한 웅취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웅취 문제는 조기 거세를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이 같은 경우에는 생산성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나 농가에서 거세 시기를 지연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문 교수는 “염소고기는 다른 축종에 비해 장점이 많은 데도 높은 생산비와 체계적인 사양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생산성 저하, 웅취 제거 미비 등 원인으로 염소고기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가축과 마찬가지로 산업적 기반을 튼튼히 할 수 있는 재정지원과 시설 현대화 지원사업, 품종개량을 위한 지원사업, 연구지원사업의 확대 등도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도 관련 연구와 연구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진=농촌진흥청
국내산 염소고기는 높은 생산단가로 주로 약용으로만 유통된다.

 

◆조사료산업 가장 큰 이슈는 ‘기후변화 대응’...자가 생산 천연 발효사료 개발·보급 필요

한국초지조사료학회 부학회장을 역임한 문 교수는 현재 국내외 조사료산업의 가장 큰 이슈로 ‘기후변화 대응’을 꼽았다. 최근 해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와 이상기후에 의해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유래 없는 긴 장마로 각종 채소류 작황이 나빠져 가격이 크게 폭등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문 교수는 “이러한 피해가 세계 각지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각 국가는 장기 연구과제로 작목별 기후변화 대응 방안 등을 마련하고자 다양한 연구과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사료 작물의 영향 취약성을 정확히 평가해 어떠한 요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지를 분석해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안목에서 조사료의 안정적 수급에 대한 정부의 정책 수립과 학계에서의 관련 연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천연 발효사료 개발과 농가 이용에 대해 “발효는 기본적으로 식품의 저장성을 증가하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이지만 이때 관여하는 미생물들에 의해 생산되는 대사산물이 다양하고 기능성이 있다는 것이 판명되면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 식품가공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사료 업계에서는 사료의 저장성과, 기호성 증진 및 기능성 성분의 증가 효과로 발효사료가 많이 보급되고 있으며, 상업적으로 공급되는 발효사료와 자가 생산 발효사료로 구분된다. 원료의 수급 능력이 부족한 농가들은 비싼 가격에도 상업용 발효사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자가 생산 발효사료를 만드는 농가는 주위 환경으로부터 필요한 원료사료를 충당하거나 정부 지원 발효기 등을 이용해 자가 생산이 가능하다.

상업용 발효사료는 원료의 수급 등과 사용 미생물의 분리 동정 면에서 품질의 일관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고 할 수 있지만, 자가 생산 발효사료의 경우 원료의 잦은 변화와 미생물 균주의 복합성 등으로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문 교수는 “자가 생산 발효사료를 위한 농가 교육과 일정한 규격의 발효기 및 미생물 균주의 보급 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1년 '가축질병 예방을 위한 면역증강 발효사료 개발'에 관한 연구 결과로 홍삼박을 활용한 천연사료를 개발해 기업에 기술이전까지 성사시켰다. 문 교수는 “홍삼은 국내에서 표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작물 중 하나로 홍삼박 또한 품질 자체가 크게 변화될 요인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어떤 발효 방식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발효기질이 될 수 있는 혼합물의 종류가 무엇이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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