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감 커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향후 전망과 최악 시나리오는?
공포감 커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향후 전망과 최악 시나리오는?
  • 김철수 기자
  • 승인 2019.09.29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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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경로 여전히 '미스터리'...야생 멧돼지 통제 관건
최악 상황엔 국내 돼지 절멸?...정부 "절멸 가능성 없다"
방역 뚫리면 최악 상황 발생...피해 상상하기 힘들어

지난달 중순 국내에서 첫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과 인천 강화군에서 확진 판결이 난데 이어 충남 홍성에서 의심축 신고가 접수되는 등 사실상 국내 방역 벨트가 뚫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의 향후 ASF 사태 전망과 방역 실패 시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감염경로 여전히 '미스터리'...야생 멧돼지 통제 관건
 
지난달 16일 ASF 첫 확진 사례가 나온 이래 초기 열흘 동안 총 9개 농가에서 ASF 발병이 확인됐다. 앞서 ASF가 발생한 중국과 베트남이 첫 확진 같은 기간 각각 6건과 1건의 추가 확진이 있었던 것과 비교해 국내 전파 속도가 훨씬 빠르다.

정부가 총력 대응을 선언하고 살처분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감염 확산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감염경로다. 지금까지 주요 감염경로 지목된 것은 ▲하천을 통한 북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ASFv) 남하 ▲북한 야생 멧돼지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인과관계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북한 인근 한강 하구와 임진강 등 20곳에서 채취한 하천수 시료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고 비무장지대에서 발견된 멧돼지 사체에서도 ASFv가 발견되지 않았다. 

ASF 직격탄을 맞은 강화군의 경우 잔반 급여, 야생 멧돼지 접촉은 물론 축산차량 출입이 전혀 없었던 석모도에서도 ASF 확진 판결이 나왔다. 태풍의 영향으로 북한의 오염물질이 전파된 결과라는 추정도 있지만 여전히 정확한 감염경로는 안갯속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주요 감염경로로 꼽히는 야생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주요 감염경로로 꼽히는 야생 멧돼지

이런 상황 속에 야생 멧돼지 통제가 질병 확산 여부에 관건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생 멧돼지는 이동 범위가 넓고 즉각적인 발병 파악과 살처분 등의 후속 조치가 어려워 ASFv가 광범위하게 확산할 우려가 있다.

선우선영 건국대 수의학과 겸임교수는 "멧돼지로의 감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멧돼지의 밀도를 일단은 좀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악 상황엔 국내 돼지 절멸?...정부 "절멸 가능성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국내 돼지가 절멸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몇몇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 우리보다 앞서 지난 5월 ASF가 발병한 북한의 경우 평안북도에서 돼지가 절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ASF로 발생 후 북한이 방역에 실패한 것 같다"며 "이로 인해 북한 평안북도의 돼지가 절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발표에 따르면 북한에 고기가 있는 집이 없다는 불평이 나올 정도다. 사실상 북한 전역에 ASF가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과 교수는 "한반도 북쪽에서는 몇달 안으로 돼지가 거의 멸종 상태가 될 것"이라며 "남쪽에서도 돼지는 절멸의 상태로 들어갈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른 대응방역을 점검 중인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른 대응방역을 점검 중인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돼지 사육환경은 기본적으로 축사시설이 현대화돼 있고 대부분 방목 없이 축사 안에서 사육하는데다, 잔반 급여 농가도 별도로 관리되고 있다"며 "야생 멧돼지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울타리 설치도 확대하고 있어 절멸은 근거없는 우려"라고 반박했다.

 

◆방역 뚫리면 최악 상황 발생...피해 상상하기 힘들어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 가능성과 별개로 방역망이 무너지면 국내 양돈산업이 초토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국내 방역망이 뚫리면 북한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ASFv의 경우 기존 돼지 전염병과 달리 돼지 체내에 중화항체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송도영 한국축산데이터 최고과학책임자(CSO)는 "구제역 바이러스(FMDV)의 경우 발병 후 회복기를 거치면서 돼지 체내에 중화항체가 생성돼 일정 정도 바이러스를 중화하고 감염을 방어하는 반면 ASFv의 경우 돼지 체내에 중화항체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며 이렇다할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자연적인 면역 능력 향상도 기대할 수 없는 게 ASF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국내 돼지사육 환경도 ASF 확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송 CSO는 "우리나라는 양돈 지역이 넓지 않고 축사나 농장 대부분이 특정 지역에 모여 있기 때문에 방역에 실패한다면 그 어느 나라보다도 피해가 클 것"이라며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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