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대체육 시장 급성장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대체육 시장 급성장
  • 이채린 기자
  • 승인 2019.11.14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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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체육 시장 9.1억 달러...연평균 14.2%↑
국내 대체육 시장도 개화...동원 F&B '비욘드 버거' 판매량 증가세
대체육 시장이 아시아 지역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대체육 시장이 아시아 지역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램인터내셔널=이채린 기자] 돼지고기에 대한 안전성 우려, 대규모 공급 부족,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 증가로 대체육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대체육 열풍이 중국과 우리나라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지난해 8월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영향으로 심각한 돼지고기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중국에선 대체육이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최근 시장조사 업체 '피치솔루션스' 보고서를 인용해 "ASF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의 대체육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 증가와 함께 비욘드미트 등 대체육 대표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스 골드먼 비욘드미트 회장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식품 관련 콘퍼런스에서 중국 시장 진출 관련 질문에 "공격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내년 말까지 아시아에서도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했다. 비욘드미트는 현재 대만‧홍콩 등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 판매만 하고 있을 뿐 생산은 하지 않고 있다.

경쟁업체인 임파서블푸드는 지난 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 대체육 5만인분 무료 시식을 진행하며 중국 시장 진출 계획을 공개했다.

중국 대체육 시장은 지난해 9억1,000만 달러(약 1조645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대체육 시장이 이미 자리 잡은 미국의 규모가 6억8,400만 달러(약 8,001억 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 시장의 압도적인 크기와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SF로 돼지고기에 이어 닭고기 등도 덩달아 가격이 오르고 있는 중국에서 대체육은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으로 존재감을 키울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사이먼 파월 연구원은 "ASF가 중국에서 돼지고기 공급을 2000만t 이상 감소시킨 것으로 추정된다"며 "ASF가 중국 대체육 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콩을 원료로 한 대체육을 사용한 햄버거 패티
콩을 원료로 한 대체육을 사용한 햄버거 패티

최근 ASF 발병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된 국내에서도 대체육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이전까지는 채식주의나 건강, 동물복지 등을 이유로 대체육을 먹는 사람이 많았다면, 이제는 ASF와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질병에 따른 안전성 우려로 대체육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제 ASF가 발생 일주일 만에 경기도 북부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대체육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체육 원료 상업화를 서두르는 에스텍파마와 인트론바이오,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은 동원 F&B, 식물성 고기 제조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한 샘표 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동원 F&B가 독점 판매하는 비욘드버거는 출시 후 10월까지 2만 팩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동원F&B에 따르면, 비욘드버거 판매량은 월평균 12.3% 증가하고 있다. 비욘드버거 227g짜리 한 팩 가격은 1만2,900원으로 비슷한 무게의 2등급 한우 등심 가격과 비슷하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AT커니는 2040년이 되면 세계 육류 소비 시장의 60% 이상을 식물성 고기를 비롯한 대체육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강, 채식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동시에 비위생적 축사 운영 등으로 가축 전염병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다. 

대체육 시장이 이미 자리 잡은 미국과 유럽 등에선 기존 육류 업계의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니퍼 휴스턴 미국 축산협회장은 "대체육 업자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우유나 고기`로 부르는 것을 제한하는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비자의 오해를 막고 기존 축산·낙농 업계의 피해를 막기 위해 대체 단백질 식품 업계가 기존의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체육 소비가 늘고 있지만 기존 육류 산업이 긴장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ASF가 인간에게 무해한 것으로 드러났고, 기존에 먹어오던 육류를 한순간에 바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17 민텔 식물성 단백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3분의 2가 전통적인 육류가 균형잡힌 식단의 필수 요소로 인식하고 있으며 절반가량인 51%는 육류 없는 식사는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느껴지는 콩 맛이나 질긴 식감 탓에 대체육이 자리 잡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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