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느는데 동물장묘업체는 턱없이 부족...'혐오시설' 인식이 문제
반려동물 느는데 동물장묘업체는 턱없이 부족...'혐오시설' 인식이 문제
  • 임서영 기자
  • 승인 2020.01.29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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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등록된 동물장묘업체 전국 41곳 불과
불법매립, 불법이동식화장 기승
'혐오시설'로 낙인찍혀 지역사회 '님비'현상 속출

[램인터내셔널=임서영 기자]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동물장묘업체가 크게 부족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려동물 장례 및 화장시설을 혐오하는 주민 정서에 막혀 지자체들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중은 26.4%로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동물보호시스템에 정식 등록된 동물장묘업체는 전국 41곳이 전부다. 이중 18곳은 경기도에, 8곳은 경상남도에 집중돼 있다. 동물장묘업체가 전무한 광역시도는 서울·인천·대전·울산·전남·제주 등이다.

국내 반려동물 가구 수 증가와 달리 동물장묘업체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가구 수 증가와 달리 동물장묘업체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반려동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합법적인 방법은 3가지다. ▲생활폐기물로 분류해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배출하거나 ▲동물병원에 위탁해 의료폐기물로 다른 동물들과 한꺼번에 처리하는 법 ▲동물장묘업체 이용 등이다. 반려동물의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매장은 불법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죽은 반려동물을 생활 쓰레기로 버리거나 몰래 매장하면 환경오염과 더불어 공중위생에 큰 해를 끼치며 비용이 들더라도 동물 사체는 전용 화장장을 이용해 깨끗하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장묘 수요에 비해 동물화장장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불법매립이나 불법 이동식 화장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동식 화장 시설은 차량에 소각로를 싣고 다니며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식이다. 이동식 화장장은 기존 동물장묘시설이 갖춰야할 까다로운 운영 기준을 무시한 채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반려 가구가 늘면서 작년 7월 동물보호 조례 개정안을 마련, 서울시장이 반려동물 장묘시설 설치 및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장묘시설이 들어설 현실적인 가능성은 희박하다. 님비(NIMBY) 현상 때문이다. 필요한 시설인 것은 알지만, 내가 사는 지역은 안된다는 것이다.

경남 김해시는 지난 2년여 간 공공 동물장묘시설 건립사업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를 넘지 못해 지난해 포기했다. 부산 기장군의 한 동물 장묘식장은 완공한 지 6개월이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화장 장소 반경 300m 이내에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원이 있는데, 주민 불편을 의식한 군청이 운영을 중단했다.

지난 14일, 정부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성숙한 사회로 가기 위해 최근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으로 반대 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지역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물장묘시설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법적 제도ㆍ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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