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금산업, 성장 잠재력 충분...소비 진작 위한 식품 안전성·수급 안정 중요”
“국내 가금산업, 성장 잠재력 충분...소비 진작 위한 식품 안전성·수급 안정 중요”
  • 한상윤 기자
  • 승인 2020.03.31 12: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금산업 발전은 소비량과 비례”...업계, 수급 불안·수입 증가 등 악재 극복해야 도약 가능
“축산 기술 발전과 함께 수십 년의 연구를 통해 가금의 사료영양, 영양소 요구량, 사양관리 기술 등에 대한 기본적인 부분은 거의 정립이 됐다고 봐야 합니다. 이제는 가금의 능력 향상과 환경 변화에 따라 영양소 공급을 정확하게 조절하는 정밀 사양(precision feeding) 기술,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한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 등 연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램인터내셔널=한상윤 기자] 김지혁 공주대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사료는 가금뿐 아니라 모든 가축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축은 한정된 공간에서 사람이 주는 사료만 먹고 자라기 때문에 그 사료 안에 성장, 유지, 생산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다 들어있어야 한다”며 “동물이 타고난 유전능력을 모두 발휘해 최대의 생산성을 끌어내기 위해선 최적의 사료와 환경을 제공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건국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거쳐 영국 에딘버러 대학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 취득 후 국립축산과학원에서 10년간 닭과 오리의 사료 및 기능성 생리활성물질을 연구했으며, 5년 전부터는 공주대로 자리를 옮겨 가금영양생리, 사료개발, 친환경가금관리 등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김지혁 공주대 동물자원학과 교수
김지혁 공주대 동물자원학과 교수

전 세계적으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축사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유럽연합(EU)에서 가축사료 내 성장촉진용 항생제 사용을 막았으며, 우리나라 또한 2011년부터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항생제 금지 이후 유럽에서도 성장률과 항병성 저하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생균제를 비롯해 다양한 생리활성물질들도 연구·개발됐다.

김 교수는 기존 사료첨가 항생제를 대체할 천연물질을 찾는 데 관심을 가졌다. 특히 약용식물에 주목했다. 이후 오미자, 인진쑥, 겨우살이, 녹차 등을 이용해 닭의 생산성과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첨가제를 개발해 특허를 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산란계와 육계의 동물 복지 인증제도를 시행했다. 이러한 제도 시행은 미국, 호주, 일본 등 선진국들보다도 앞선 것으로 정부가 세계적 트랜드와 국민들의 기대에 발 빠르게 대응한 사례라는 평가다.

김 교수는 “향후 우리나라 축산물이 안전하고 신선하며 좋은 품질을 유지한다면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올라가리라 예상한다”며 “가금종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업계에서 토종닭 시장의 확대와 국산 종자 개발도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가금산업 발전은 소비량과 비례”...업계, 수급 불안·수입 증가 등 악재 극복해야 도약 가능

“가금산업의 발전은 우리가 닭고기와 계란을 얼마나 먹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우리 식생활이 많이 서구화되고 소득 수준도 올랐지만, 아직 육류나 계란 소비량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지난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떨어진 소비량이 아직 회복을 못하고 있고, 닭고기와 오리고기 소비량도 그동안의 증가세에 비해선 주춤하고 있습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가금산업도 외식업체 불황으로 소비 감소가 나타나며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불안정 현상이 이어진데다 매년 닭고기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가금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가금업계의 수급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은 오래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계속해 왔다. 지난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축산물에 대한 수급조절협의회 설치의 근거가 되는 축산법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가금뿐 아니라 다른 축종의 수급 조절을 위해서도 축산 관련법의 규정을 명확하게 제정해야 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축산물수급조절협의회를 설치해 업계 안정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가금산업과 기술이 지난 수십 년간 크게 발전해왔지만, 생산성 측면에서는 아직 축산 선진국들보다 일부 미흡한 점들이 있다”며 “현재 닭고기 자급률은 70%대로 다른 육류보다 높지만 향후 시장 개방에 따라 수입 가금육이 늘어나면 국내 가금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맛닭 생산용 원종 [제공=농촌진흥청]
우리맛닭 생산용 원종 [제공=농촌진흥청]

우리나라는 사료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높은 사료비로 인해 생산비가 두 배 가까이 높아 수입 가금육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악재다.

한편, 가금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비 진작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4.2kg으로 지난 1970년 1.4kg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아직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닭고기 소비 비중이 다른 국가들보다 높지 않은 편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에 닭고기 소비량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추월했으며, 전통적으로 돼지고기를 선호하던 일본도 최근 돼지고기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적색육보다는 지방이 적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백색육인 닭고기를 선호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국내 가금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가금전염병 통제, 수급 조절 및 가격 안정화, 식품 안전성 문제 등을 잘 관리해나가고,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면서 정책적으로도 지원이 늘어난다면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