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회-약사회, ‘처방대상 동물약 확대’ 두고 '시끌'
수의사회-약사회, ‘처방대상 동물약 확대’ 두고 '시끌'
  • 임서영 기자
  • 승인 2020.04.24 11: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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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대상 동물약 확대 지정 두고 대한수의사회-약사회 갈등
2017년 반려동물 자가진료 법적 금지됐으나 약국서 백신4종 주사제 판매
수의사 진료, 처방 없는 자가 진료 행위로 애완동물 피해 사례 다수 보고

[램인터내셔널=임서영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용 항생제 전(全)성분과 반려동물용 백신을 포함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면서 대한수의사회와 약사회의 대립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는 22일 성명를 내고 동물용 항생제와 반려동물 백신을 포함한 처방대상 동물약(수의사 진료 후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입 가능한 약품) 확대 지정에 반대하는 약사회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성명에서 “약국에서 임의로 구입한 약품만 믿다가 건강이 악화돼 내원하는 동물 환자가 적지 않다"며 "동물들의 고통은 누가 책임지고 있는지 약사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규탄했다.

처방대상 동물약 확대 지정 두고 대한수의사회와 약사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처방대상 동물약 확대 지정 두고 대한수의사회와 약사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일 예고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는 반려견에게 주로 사용되는 4종 종합 백신(DHPPi)이 포함돼 약사들의 반대도 크다. 현재는 약국에서 4종 백신과 주사기를 보호자에게 마음대로 팔 수 있지만, 처방대상으로 지정되면 수의사 처방 없이는 판매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정부가 독단적으로 처방 대상을 확대했으며, 매번 병원을 찾아야 하는 동물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들어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수의사회는 “해당 백신은 동물 약품을 관리하는 검역본부에서 충분히 검토한 처방 대상 품목”이라며 “수의사의 진료·처방없이 무분별하게 약품에 노출되는 동물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국에서 구입한 의약품으로 자가진료를 하다 부작용을 겪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악화된 동물환자들은 결국 동물병원에서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반려동물의 자가진료가 법적으로 금지되면서 보호자가 침습적 주사행위를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지만, 정작 4종 백신 등 주사제가 수의사 처방없이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어 범법을 유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보호자가 백신을 자가접종하다가 부작용을 겪은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가진료 부작용 사례는 다양하다. 4종 종합백신, 코로나 백신, 켄넬코프 백신을 보호자가 자가 접종한 후 호흡부전, 의식불명에 빠진 8년령 시츄는 내원 시 이미 서맥, 저체온증, 동공반사 소실, 호흡 소실로 2시간 만에 사망했다. 원인은 백신으로 인한 쇼크였다.

약국에서 구매한 일반의약품 사용으로 인한 자가진료 부작용도 자주 볼 수 있다. 반려견에게 일반의약품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먹였다가 위장관 천공이나 구토, 급성신부전 등으로 이어진 사례는 다수 보고된 바 있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부천에서는 피부병을 앓던 13년령 말티즈가 동물약국에서 조제한 약을 먹고 전신에 심한 발적을 동반한 피부염과 괴사성 병변을 앓다 병원에 내원했다. 제대로 된 진료와 처방 없이 쓴 약이 병을 악화시킨 사례다.

심장사상충의 자충을 사멸하는 ‘심장사상충예방약’은 반려동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예방제제지만, 동물병원의 관리 없이는 예방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

자가진료의 문제는 크게 3가지다. 먼저 보호자가 의학 지식이 부족한 상태로, 정확히 어떤 병인지 판단할 수 없다. 어떤 처방이 필요한 지도 모르며, 주사 부위와 방법도 알 수 없다. 약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둘째, 반려동물의 의학적 기반에 대해 알지 못한다. 어떤 투약 제제에 내성이 있는지, 그 약이 반려견에게 어떤 쇼크를 불러 오는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접종을 한 보호자 역시 수의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법적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처방대상 동물약 확대를 두고 약사와 수의사의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농림부는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을 5월 6일까지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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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예외조항 2020-05-03 20:39:16
이 나라는 정상이 아닌게 어차피 "약사예외조항"에 따라 약사는 마음대로 처방전 무시하고 팔수있음. 못파는거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