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코로나19 전파에...공장 노동자 '하청 구조' 뜯어 고친다
獨, 코로나19 전파에...공장 노동자 '하청 구조' 뜯어 고친다
  • 김가현 기자
  • 승인 2020.07.14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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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 재하청 구조로 코로나19 확산...귀터슬로 공장 폐쇄돼
獨, 육류 가공 업계 하청 구조 근절 나서...모든 노동자 정규직화 추진

[램인터내셔널=김가현 기자] 육류 가공 공장에서 대규모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발생한 독일이 육류 가공 업계의 불합리한 노동관행 개선에 나섰다고 축산전문매체 더피그사이트가 14일 보도했다.

독일은 최근 귀터슬로에 위치한 육류 가공 공장에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공장은 물론 귀터슬로 지역 전체에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육류 가공 공장 코로나19 확진자는 1,500여명에 이른다.

독일 정부는 이런 대규모 코로나19 발생이 육류 가공 공장들이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불합리한 노동관행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하청 노동자들은 주로 동유럽 이민자들로 거주지 정보가 불안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경로 파악에 애를 먹었다. 하청 노동자들은 대부분 대형 기숙사에서 집단 생활을 하고 같은 출퇴근 버스를 이용해 감염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 가공 공장의 하청구조는 생산비에 포함되는 인건비를 낮추기 위함이다. 정규직이 아닌 값싼 이주 노동자를 하청으로 쓰며 돼지고기 가격을 낮추는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 쇠고기 다리살 1Kg의 가격은 프랑스 16.67유로, 네덜란드 14.58유로, 덴마크 12.32유로지만, 독일에서는 10.64유로다. 코로나19 확산에 취약한 노동력을 쓰는 댓가로 싼 고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클로크너 독일 농림부 장관은 "현재 저가 고기 생산 경쟁이 치열한데, 이런 육류 가격은 올바르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며 "이것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휴베르투스 헤이얼 독일 노동부 장관도 "하청의, 재하청의, 재하청을 주는 현재의 노동관행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라며"육류 가공 업체들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도록 하는 새로운 법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농림부는 하청 구조 개선 등으로 동물복지 문제, 육류 가공 업체의 노동환견 문제, 노동자의 소득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더 나은 사육환경을 제공한 농가에 보상금을 제공하고 개선된 노동환경에서 생산된 고기에 유럽연합(EU) 인증 동물복지 라벨을 붙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클로크너 장관은 최근 육류업계 및 소매업체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육류가 부자들의 사치품이 돼서는 안되지만, 저품질의 정크 식품이 돼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가 육류 가공 업계의 하청구조 개선에 나섰다.
독일 정부가 육류 가공 업계의 하청구조 개선에 나섰다.

독일 육류 가공 업계도 변화를 받아들인다는 분위기다. 

하이케 하스틱 독일 육가공산업협회(VDF) 이사는 "육류 도축, 절단, 포장 등에서 기존의 근로계약 제도를 가급적 빨리 수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독일 가금육산업협회(ZDG) 역시 "가금육 포장업체들은 2021년 초까지 하청계약을 종료하고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생산비용이 상승해 제품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드리히-오토 립케 ZDG 회장은 "식품 유통업체와 소비자 모두 이런 비용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독일 농민회(DBV)도 정부 조치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독일 정부의 육류 가공 업계 하청 구조 개선이 독일 육류 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거란 전망도 나왔다.

휴베르투스 게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농업정책 분석관은 "독일 정부의 대책은 육류 가격을 상승시켜,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 대한 독일의 비교 우위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순히 성장을 둔화시키기만 할지, 아니면 다른 나라에 비해 시장 축소로 이어질지는 모른다"며 "아직 정책의 방향을 틀기엔 이르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정책이 소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판 보겔 라보뱅크 연구원은 "보통 육류 생산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사료"라며 "도축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은 부분을 차지해 실제 육류 소매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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